선교적 교회, 선교적 가정
조철수
하나님은 가정과 교회를 창조하셨다. 하나님은 아담이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아니하여 배우자 하와를 창조하셨다.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복을 주시며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고 정복하며 다스리라고 명령하셨다(창 1:28). 이를 문화명령(cultural mandate) 혹은 창조명령(creation mandate)이라고 한다. 또 하나님은 독생자 예수님을 세상에 보내시고 십자가 사건을 통하여 새로운 가정의 연합체인 교회를 창조하셨다. 그리고 성령님은 교회를 보살핀다. 현대교회가 포스트-크리스텐덤(post-Christendom) 시대를 맞이하면서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로의 전환이 대두되고 있다. 선교적 교회는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에 동참하여 성취하고 행동하는 존재론적 공동체로서 교회이다. 선교적 교회는 무엇을 하는 교회의 기능에 전념하지 않고 교회는 무엇인가라는 본질에 집중한다. 선교적 교회의 모델로 신약교회의 가정교회가 제시되고 있다.
교회라는 말은 신약성경에서 ‘에클레시아’와 ‘쉬나고게’로 사용된다. 복음서에서는 ‘쉬나고게’가 주로 나타난다. 바울서신에서도 두 단어가 많이 사용되다가 점차 ‘에클레시아’는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모이는 모임을, ‘쉬나고게’는 유대인들이 모이는 장소를 지칭하게 된다. 서신서에서 바울은 가정집에서 모이는 그리스도인의 모임을 자주 ‘에클레시아’로 사용하였다. 또한 예배를 위해 모였던 그리스도인의 모임에서도 이 단어를 사용하였다. 한 지역 안 있는 그리스도인의 공동체들을 모두 가리킬 때에는 ‘에클레시아’를 복수로 사용하였다. 신약교회는 지역 공동체 안에서 세분화된 가정교회로서 교회의 기능을 수행하는 유기체적 공동체였음이 분명하다. 신약성경에서 ‘에클레시아’는 예수 그리스도의 우주적 교회, 도시의 이름과 동일한 교회, 그리고 가정에서 모이고 있는 가정교회를 의미한다.
하나님은 가정을 중심으로 구원의 역사를 일으키는 전략을 세우시고 가정교회들을 세우셨던 것이다. 먼저 믿는 가정이 아직 믿지 않는 가정들을 가정교회로 초대하여 구원으로 인도하는 사명을 감당했다. 자주 장사 루디아가 자신의 집을 모임의 장소로 제공하여 빌립보에 가정교회를 세우는데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다. 바울이 언급한 ‘온 교회를 돌보아 주던 식주인 가이오(롬 16:23)’도 가정교회를 섬겼던 지방 유지였다. 아굴라와 브리스길라도 자기 집을 가정교회로 제공했고 빌레몬은 ‘그의 집에 있는 교회’(몬 1:2)가 있었다. 이렇게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신약교회는 가정들을 통해서 퍼져 나갔다.
신약교회의 가정교회는 예배 드리고, 제자 삼고, 구제와 봉사를 행하며, 성도의 교제가 이루어지고 선교하고 전도하는 공동체였다(행 2:42-47). 교회의 궁극적인 목적은 모든 사람들을 구원으로 인도하며 모든 민족을 제자 삼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와 사도의 가르침에 전념했고 신앙고백과 침례가 이루어졌다. 성도의 교제는 가족에게 베푸는 사랑의 헌신과 섬김과 같았다.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재산과 소유를 팔아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눠주고 날마다 마음을 같이 하여 모이기를 힘쓰고 떡을 떼며 음식을 먹는 가족 공동체였다(행 2:44-46).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죄와 허물을 고백하고 용서하며, 서로의 짐을 져주고, 진정한 관심을 갖고 격려하고 위로하며, 동감하며 들어주고 서로의 어려움을 위해 중보 기도하는 공동체였다.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 호감을 사고 구원받는 사람이 날마다 더해가는 선교적 교회였다. 이와 같이 선교적 교회는 선교적 가정의 연합에서 나온다. 예수님은 가족의 정의를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라고 확대하셨다(막 3:35). 가정교회의 모든 신자는 예수님의 한 몸 된 지체이며 예수님의 가족이다. 각 사람은 배우자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 안에서 혼인하여 선교적 가정을 창조하고 가정은 연합하여 선교적 교회를 이루어야 한다. 선교적 가정이 클러스터가 되어 선교적 교회를 이룬다.
최근 한동대에서 벌이고 있는 조혼 운동은 시대를 거슬러 창조의 질서, 선교적 가정을 세워는 반가운 가정 캠페인이다. 혼밥, 혼술, 혼행 등 혼자서 누리는 문화가 등장하면서 독신, 독거 문화가 모든 세대에 퍼져 가고 있는 세태 속에서 한 신앙고백 안에서 결혼을 일찍 하도록 권장하는 도전적 발상이다. 선교적 교회 안에 머물러 있는 선교적 가정이 건강한 참 가정이 될 수 있다. 한 가정 안에서 국한되어 벌어지는 부부만의 문제, 자녀만의 문제는 없다. 정신심리학 의사나 변호사 등의 상담이 도움이 되겠지만 가정의 문제는 가정을 창조하신 하나님 앞에서 해결되어야 한다. 각 가정의 문제는 여러 가정이 예수 그리스도의 뜻과 마음을 따라 살려고 노력하는 선교적 교회 안에서 풀어질 수 있다. 사랑의 가정, 행복한 가정, 건강한 가정으로 회복되길 원한다면 선교적 교회에 구성원이 되는 선교적 가정이 되어야 한다. 부디 선교적 교회를 건축하여 칭찬받고 호감을 얻는 선교적 가정이 되어 많은 사람들을 구원으로 인도하고 제자 삼는 동역자가 되길 바란다.